원제 The Theory of Light and Matter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은이) | 김이선 (옮긴이)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1-03-03


세계가 주목한 신예 작가가 선보이는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에 대한 열 가지 이야기

앤드류 포터는 처녀작인 이 작품을 통해 2008년 플래너리 오코너 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8년 각종 매체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화제를 모으며 무명의 작가에서 2008년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뛰어올랐다.
누구에게든 하나쯤 있기 마련인 ‘지워지지 않는 어떤 순간’을 회상하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그 기억에 아파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편안한 언어로 그려냈다. 앤드류 포터는 우리 주위에 흔히 있을 법한 친근한 인물들을 통해 상처나 아픔으로 남은 기억이라고 해도 그 역시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소중한 과거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평범하고 무탈한 삶을 살아온 이라고 해도, 고개를 돌리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평범한 삶 속에 감춰진 상처들을 차분하게 감싸는 앤드류 포터의 단편들을 읽다 보면 언제 생겼는지도 알 수 없던 그 해묵은 상처들이 하나씩 치유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는 ‘서늘한 기억’
고개를 돌리고 싶던 그 순간들에 대한 회상


* 어느 날 문득 가슴 한구석을 간질이는 어떤 기억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문득 떠올라 잠을 이룰 수 없게 하는 기억들이 있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잊으려고 노력해도 자꾸만 되살아나서 가슴 한구석을 간질이는 삶의 어떤 순간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젊지만 과거의 그런 순간들을 잊지 못하고, 또 그것을 마주 보지도 못하며 살아간다.
혹시 내가 구할 수 있었던 사람을 외면하지 않았을까, 부당함을 보고도 눈을 감았던 것은 아닐까, 진짜 사랑인 줄 알면서도 손을 내밀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 실린 열 편의 단편을 통해 독자들은 나만 가진 줄 알았던 상처를 공유한 주인공들에 대한 공감과, 타인의 치부를 들춰본 듯한 당혹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 평범한 삶의 표면 아래 놓인 상호소통의 복잡함
앤드류 포터는 섬세하고 투명한 문장을 통해,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담담히 묘사한다. 각 단편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은 과거의 어떤 순간을 회상하며 공포를 느끼거나, 그리워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낀다. 불같은 사랑이나 끔찍한 범죄, 드라마틱한 사건 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평범한 삶을 살고, 별 대단치 않은 사건을 겪을 뿐이다. 그런데 어째서 그 사건들이 그들의 삶에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우리도 비슷한 순간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오래된 갈증을 단숨에 해소시켜주는 작품
마주하기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들을 위로하게 된다. ‘괜찮아. 너는 잘못하지 않았어. 잊으려 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위로들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실 별것도 아니고, 늘 누군가에게 고백하고 위로받길 바랐지만 말할 수 없었던 일들을 고백하고 위로받는 경험을 대신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오래되었기에 더 이상 느끼지조차 못했던 갈증이 단숨에 해소되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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