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우리집에 갓난쟁에 하나가 들어왔다.
덕분에 방 하나는 아기의 온도에 맞춰 돌아가고 있는데;
당초 처음 맞춰야 하는 방의 온도가 24도 기준이라고 했다.
그날 그 방 하나 24도 맞추느라 우리집 식구들은 거의 사우나를 했다.
24도만 되어도 방안은 후끈후끈 사우나이다.
게다가 한 여름 열폭하는 폭염주의보 기준 온도는 32도이다.
정상적인 일반인의 체온은 대략 36.5도 정도라고 한다.
36.5도...
겨울철 집안의 적정온도는 18도.
사람의 체온은 딱 그 두배인 셈이다.
사람의 온도는, 겨울철 적정온도보다는 2배가 높고,
갓 태어난 신생아의 적정온도보다 12도가 높고
심지어 실외활동을 자제해야한다는 경보인 폭염주의보보다도 4도 이상 높다.
생각해보면 36.5도는 꽤 높은 온도이다.
생각해보면, 사람의 체온은 내가 느끼는 것 보다 훨씬 뜨거운 온도이다.
그러다보니, 사람사이의 관계도 너무 밀접해지면 짜증나고 열받고 폭발하는 상황이 벌어질때가 있다.
그래서 누구나와의 관계에는 적정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하는 모양이다.
한발 물러서 있을때에는 따스하고 포근했던 누군가가,
너무 오래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뜨거워 화상을 입히기도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물론, 그토록 뜨거운 온도이기에.. 비상시에는 무척이나 간절해지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설정 중 하나처럼
혹시나 내가 재수가 엄청 없어서 얼음창고나 냉동창고에 갇히기라도 한다면,
그 순간 나를 지켜줄 가장 좋은 보온막은 아마도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체온이 될 것이다.
그래서 힘들고 치지고 찬바람이 불때에는 그 무엇보다 뜨거운 누군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이지 간사하고 영악한 것이라서..
내가 살만하고 따스하면 사람이 귀찮아진다.
하지만 내가 힘들고 춥기만 하면, 그 순간 사람이 그리워진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온도..
적당한 관계..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서 더욱 지혜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와의 적당한 거리 혹은 적당함이 필요하지 않는 온전한 하나..
둘 중 하나를 얻는 지혜를 가지기엔 내가 아직은 수양도.. 소양도 부족하다.-_-;;
도 닦자